Ahn Jungho

안정호의 블로그입니다

저녁이 있는 삶

Tuesday, August 05, 2014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본 한 남자는 스마트폰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졸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면 예능을 보며 꾸벅꾸벅 졸까. 얼마나 바쁘면 편안한 집 소파가 아닌 번잡하고 불편한 지하철에서 지나간 예능을 볼까. 마음이 애잔했다.

한국에서 태블릿이 팔리지 않는 이유가 소파에 편히 누워 영화나 책을 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것도 출퇴근 길이 아니면 TV를 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농담처럼 이야기했다. 당시엔 웃어넘겼지만 오늘같은 날이면 곱씹어 보게 된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 손학규는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손학규의 정치 행보를 잘 알지 못하지만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가슴에 와 닿는 힘이 있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군가는 이 꿈을 이어가 주면 좋겠다. 2014년의 한국은 아직도 ‘저녁이 있는 삶’을 목표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