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n Jungho

안정호의 블로그입니다

매일 운동하기 - 지난 1년간의 운동 기록과 삶의 변화

Friday, January 02, 2015

매년 새해 첫 날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곤 한다. 여러 계획들이 있지만 빠지지 않고 항상 첫 순위에 올라오는 항목이 있는데 바로 운동이다. 만성적인 운동부족,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 생기는 허리와 어깨의 통증, 떠나지 않는 피로감은 내 삶의 일부였다. 그동안 건강한 삶을 꿈꾸면서 여러번 계획을 세우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운동을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몇 년간 여러 실패를 맞본 끝에 작년에는 적지 않은 성과를 내었기에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는 글을 적어본다.

규칙

운동을 시작하려 하면 어떻게 운동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운동을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2014년 초에 나는 운동을 위해 단 두가지 규칙을 정했다.

  1. 적은 양이라도 상관없으니 매일 한다.
  2. 어떤 운동을 했는지 반드시 기록한다.

운동 서적을 읽거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 “한번에 30분은 해야 운동 효과가 있다”거나 “유산소 운동을 하고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거나 혹은 “운동 후에는 근육이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세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같은 말들 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정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방법이 아니라 운동 습관이라 생각했다. 바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운동하기 위해 신경쓰다가 며칠만에 포기하는 것보다 엉성하고 비효율적인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보면 자연스레 운동의 노하우가 생길 것이라 예상했다.

운동은 집에서 간단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깅을 해 본 적도 있고 피트니스 센터에 잠시 다닌 적도 있지만 집에서 10분 운동하는 것도 귀찮은 사람이 집 밖에 나가서 운동하기는 더 어렵다. 집에서 5분 10분하기로 마음을 편히 가졌다.

기록

나는 컴퓨터에 txt파일 만들어서 기록했다. 1월 첫 열흘의 운동 기록은 다음과 같다.

- 2014-01-11 sat: warming-up 3min, dumbbell squat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10 fri: warming-up 3min, push-up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9 thu: warming-up 3min, dumbbell squat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8 wed: warming-up 3min, push-up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7 tue: warming-up 3min, dumbbell squat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6 mon: push-up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5 sun: squat 12 * 3set, plank 45sec * 3set
- 2014-01-04 sat: push-up 12 * 3set, plank 30sec * 3set
- 2014-01-03 fri: squat 12 * 4set
- 2014-01-02 thu: push-up 20 

날짜를 아래에서 위로 쌓아 올렸는데 텍스트 파일을 열면 가장 최근 기록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시작해서는 준비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며칠 지나자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운동 방법을 수정해나갔다. 운동을 제대로 많이 하는 것보다 매일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운동량은 많지 않았고 하루는 팔굽혀 펴기를 통한 상체 운동, 하루는 스쿼트를 통한 하체 운동을 했다. 사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종류가 많지도 않다.

그리고 12월 마지막 열흘의 운동 기록은 다음과 같다. 어느새 마무리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스쿼트는 하루 80회에서 100회, 팔굽혀 펴기는 하루 60회 정도하고 있다.

- 2014-12-29 mon: warming-up 3min, squat 20 * 5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27 sat: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25 thu: plank 60sec * 3set
- 2014-12-22 mon: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21 sun: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20 sat: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2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17 wed: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16 tue: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15 mon: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 2014-12-14 sun: warming-up 3min, squat 20 * 4set, push-up 20 * 3set, cooling-down 10sec * 25set

1년 간의 전체 기록은 discipline-exercise2014.t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살면서 근력 운동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이나 영상을 통한 간접 경험만 있었을 뿐이었다. 오로지 목적은 매일 운동을 하는 것에 있었으므로 운동 종류를 최대한 단순화 시켰는데 상체 운동은 팔굽혀 펴기, 하체 운동은 스쿼트에 집중했다. 가끔 다른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없었다. 1월에는 팔굽혀 펴기 30회만 해도 다음날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루 60개를 해도 별다른 감각이 없다. 그리고 운동을 기록해 나갈 수록 준비운동 - 하체운동 - 상체운동 - 마무리운동으로 이어지는 나름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운동 기록을 Github의 커밋 로그 형태로 그려봤다. 회색은 운동하지 않은 날이고 녹색은 운동을 한 날이다. 녹색이 진해질 수록 여러 운동을 한 날이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1월부터 12월이고, 위에서 아래로 일요일에서 토요일이다.

위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매일 하려고 나름 신경쓰며 노력했지만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은 날이 꽤 많다. 6월에 손목을 약간 다치기도 했고 다소 슬럼프(?)를 겪기도 해서 6월~8월에는 운동하지 않은 날이 꽤 많다. 하지만 9월부터는 다시 꾸준히 운동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기록을 보자면 365일 중 209일을 운동했다. 계산해보면 57%의 성공률(?)인데 매일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평소 일년에 운동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 였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삶의 변화

어깨와 허리 통증이 줄었다. 개인적으로 자세가 좋은 편은 아니다. 대학시절엔 고전기타 동아리에서 매일 몇 시간씩 기타를 치기도 했고 (기타치는 자세는 정말 몸에 안 좋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는 컴퓨터 앞에 종일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어깨와 허리 통증을 달고 살았는데 1년간 운동을 하자 예전에 어떻게 아팠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사라졌다. 어깨는 이제 전혀 아프지 않고 허리 통증은 90%는 줄어든 느낌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파하면서 왜 운동을 제대로 안하고 미련하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체중이 4~5kg 정도 늘었다. 자신의 체격에 100%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뚱뚱하면 뚱뚱한데로 마르면 마른데로 불만족스러운 법이다. 나는 후자로 키에 비해 상당히 마른편이어서 항상 체중을 늘리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체중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인데 운동을 꾸준히 하자 조금씩 체중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1년이 지난 지금은 4~5kg 정도 늘었다. 몸무게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서 체중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스스로도 정상체중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만약 내가 뚱뚱한 상태에서 운동을 했다면 천천히 몸무게가 줄어서 정상체중 쪽으로 이동하지 않았을까 한다. 몸 전체적으로 근육이 붙어서 건강해보이기도 하고 옷도 더 잘 맞는 느낌이다.

몸이 피곤하지 않고 활기차고 부지런해졌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금방 피곤해지고 새로운 일을 하기 싫은 때가 많았다.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하자 몸도 가볍고 기분도 좋아서 자연스레 부지런해졌다. 신기한 것은 몸이 피곤할 때 운동을 하면 더 피곤할거라 생각했는데 가벼운 운동을 하면 오히려 피곤함이 가시는 점이었다.

자존감이 향상 됐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자존감을 높여준다. 마르고 자주 피곤해 하던 과거의 내 모습은 스스로 보기에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운동을 하게된 이후로 자신을 더 긍정하게 됐다.

정리

대단한 일처럼 긴 글을 적어왔지만 사실 객관적인 운동량은 많다고 볼 수 없다. 일년 이렇게 운동한다고 해서 절대 몸짱이 되거나 하진 않는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에게 운동을 지도 받던 친구는 내 운동 기록을 보더니 운동량이 적은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운동을 전혀 하지않던 나에게는 충분한 양이었다. 올해는 더 꾸준하게 약간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고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다. 내년 초에 또다시 일년의 운동을 회고하며 삶의 변화를 기록하고 싶다.

운동이든 금연이든 하지 않던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시작하는 일도 힘들고 꾸준히 하는 것은 더 힘들다. 내 운동 경험의 공유가 새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소소한 팁

다이어터: 작년 새해 첫 날에 다이어터를 읽었고 이 책은 일년 동안 큰 도움이 되었다. 안하던 운동을 하다보면 어느 날은 5분도 운동하기 싫을 때가 생긴다. 혹은 술자리가 있어서 늦게 들어오거나 아플 때도 있다. 이럴 때면 만화 속 주인공이 운동하기 싫은 마음을 극복해나가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운동 시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전신거울: 운동을 집에서 혼자 했기 때문에 이상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스쿼트를 하면서 자세가 이상한 것 같으면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보고 거울을 보면서 천천히 따라해보곤 했다. 운동 초반에는 창에 비친 모습을 보며 하다가 전신거울을 산 후에는 거울 앞에서 운동을 했다. 몸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운동할 때 거울이나 창 앞에서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